볶음밥에 간장 대신 멸치액젓을 넣어야 한다고 하면 처음엔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완성된 한 그릇을 먹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반찬이 마땅치 않은 날이면 어김없이 볶음밥을 꺼냈는데, 그 비결이 바로 멸치액젓이었습니다.파기름이 볶음밥 맛의 기본이다볶음밥을 만들 때 기름에 파를 먼저 볶아 향을 내는 것을 파기름이라고 합니다. 파기름이란 파의 향미 성분이 기름에 녹아드는 과정으로, 이 기름 자체가 볶음밥의 베이스 풍미를 결정합니다. 쉽게 말해 파기름이 잘 됐느냐 안 됐느냐가 볶음밥 맛의 절반을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제가 볶음밥을 자주 해왔지만 처음에는 파를 그냥 넉넉히 썰어 넣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파 조각이 보인다는 이유로 젓가락으로 골라내..
솔직히 처음엔 두부와 달걀이라는 조합이 이렇게 근사한 반찬이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혈압이 오르고 혈당이 튀는 날이 생기다 보니, 약보다는 밥상에서 먼저 답을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두부와 달걀을 자주 쓰게 됐는데, 이 두 가지 재료만으로도 중국집 요리 부럽지 않은 두부계란볶음이 완성된다는 걸 직접 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건강식재료로 두부와 달걀을 고집하는 이유제가 두부와 달걀을 식탁에 자주 올리게 된 건 순전히 건강 때문입니다. 피검사 결과에 염증 수치가 높게 나오거나 혈압이 갑자기 뛰는 날이 이어지면서, 병원에 달려가 약을 받아오기보다는 먹는 것부터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그 방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두부의 주성분인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포화지방 섭..
솔직히 저는 양배추를 이렇게 자주 먹게 될 줄 몰랐습니다. 요즘 소화가 잘 안 되고 혈당이 오르면서 손발이 붓는 증상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부담이 덜한 식재료를 찾게 됐습니다. 그러다 고기도 같이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싶어 직접 만들어본 게 양배추 돼지고기 볶음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맛있어서 지금은 거의 매주 밥상에 올리고 있습니다.양배추, 소화와 혈당에 왜 좋은가양배추가 소화에 좋다는 말은 예전부터 들어왔지만, 제가 직접 찾아보기 전까지는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양배추에는 비타민 U(메틸메티오닌설포늄)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비타민 U란, 위 점막을 보호하고 손상된 위벽 세포를 재생시키는 데 관여하는 성분으로, 이름은 비타민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아미노산 유도..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도라지 무침을 직접 만들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환절기마다 해주시던 그 반찬인데, 막상 제가 해보려니 쓴맛이 걱정됐거든요. 그런데 밑간 처리 하나만 제대로 해도 이게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이번에야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오이와 도라지가 만나면 식감도, 맛도 생각보다 훨씬 잘 어울립니다. 도라지 기관지 효능, 어머니는 알고 계셨습니다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머니는 어김없이 도라지 무침을 밥상에 올려놓으셨습니다. 어렸을 때는 그냥 반찬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도라지의 주요 유효 성분은 사포닌(saponin)입니다. 여기서 사포닌이란 식물에 함유된 천연 화합물로, 기관지 점막을 보호하고 가래를 삭히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
명절이 지나고 나면 어김없이 냉동실 한편에 돌김 한 묶음이 남습니다. 저도 오래 방치했다가 결국 버리기 아까워 김장아찌를 처음 만들어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장아찌 소스 하나로 묵은 돌김이 근사한 밥반찬으로 바뀌더군요. 냉동실 구석의 돌김, 어떻게 하셨나요명절 선물 세트에서 제일 자주 나오는 게 김입니다. 조미김이라면 밥상에 바로 올리면 그만이지만, 문제는 조미 처리가 안 된 생김, 그중에서도 구멍이 숭숭 뚫린 돌김이 들어왔을 때입니다. 돌김은 재래김처럼 김밥에 쓰기도 애매하고, 그냥 구워서 참기름 간장에 찍어 먹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처음 한두 장은 구워 먹다가 결국 손이 뜸해지더니 냉동실 깊숙이 밀려났습니다.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선물..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어묵탕을 스프 봉지에만 의존해서 끓였습니다. 모둠 어묵 사면 딸려오는 그 작은 스프 하나로 퉁치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무가 덜 익고, 국물도 밍밍하고, 어묵은 퍼져버린 결과물을 보면서 '이건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육수부터 직접 내기 시작했고, 지금은 아이도 잘 먹는 어묵전골을 꽤 자신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육수 만들기 — 멸치가루 하나로 달라지는 국물 깊이어묵전골에서 육수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처음 제대로 끓여봤을 때 가장 당황했던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통멸치를 볶아서 육수를 내려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린내 잡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그러다 멸치 가루를 써봤습니다. 멸치 가루란 말린 멸치를 곱게 분말로 만든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