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도 따도 끝이 없는 고추 때문에 결국 장아찌까지 담그게 됐습니다. 친정어머니 집 옥상에서 키우는 청양고추와 오이고추가 그늘 한 점 없는 뙤약볕 덕분인지 믿기 어려울 만큼 잘 자라는데, 쌈장에 찍어먹고, 갈아서 냉동 보관하고, 나눠주고도 남아서 마지막에 선택한 것이 장아찌였습니다. 특히 신랑이 청양고추장아찌를 워낙 좋아해서 더 미룰 이유가 없었습니다.양념물 만들기 — 식초와 설탕을 끓이지 않는 이유장아찌 양념물을 만들 때 물과 간장을 함께 끓인 뒤 식초와 설탕을 나중에 넣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끓이는 방식도 있습니다. 제가 직접 두 방법을 써봤는데, 결과물의 맛 차이가 꽤 납니다.끓이는 단계에서는 진간장을 사용합니다. 여기서 진간장이란 오랜 숙성을 거쳐 짠맛과 감칠맛이 강..
솔직히 저는 우엉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지인의 도시락에서 마른 재래김에 밥을 얹고 우엉조림 한 점, 김치 한 조각을 올려 한 입에 먹었던 그 맛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더군요. 그 뒤로 직접 만들어 먹기 시작했고, 조림 하나가 식탁을 얼마나 다르게 만드는지 알게 되었습니다.우엉 손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우엉을 처음 집에서 만들어 보려 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맞닥뜨린 문제는 손질이었습니다. 우엉은 갈변(褐變)이 매우 빠른 채소인데, 갈변이란 식재료가 공기 중 산소와 접촉하면서 폴리페놀 산화효소가 활성화되어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껍질을 벗기고 채를 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색이 변하기 때문에, 손이 느리면 조림을 만들기도 전에 이미 우엉이 거무칙칙해지..
두부볶음을 잘 만들려면 양념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제가 직접 만들어보니 그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관문이 따로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단백질 섭취에 신경 쓰기 시작했고, 다행히 두부를 좋아하는 덕분에 자연스럽게 두부 요리를 자주 만들게 됐습니다. 이번엔 두부조림과는 결이 다른 두부볶음에 도전해 보았습니다.두부볶음, 양념보다 두부굽기가 먼저다일반적으로 볶음 요리는 양념만 잘 맞추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두부볶음만큼은 두부굽기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양념이 아무리 좋아도 두부가 볶는 과정에서 다 부서져 버리면 볶음이 아니라 그냥 두부 양념 무침이 되고 맙니다.두부 550g을 약 2cm 정사각형으로 썰고 나서, 키친타월로 수분을 충분히 제거하는 것이 첫 번째 관문입니다. 여기서 수분..
어릴 때 소고기 양지로 만든 장조림을 처음 먹었을 때, 질기고 짭짤한 고기를 질겅질겅 씹으면서도 손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그 소스에 밥을 비벼 먹으면 그야말로 한 그릇이 순식간에 사라졌지요. 지금은 소고기 장조림보다 달걀장조림을 더 자주 만드는데, 재료도 훨씬 간단하고 활용도는 오히려 더 높다는 걸 만들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장조림 레시피: 비율이 맛을 결정한다일반적으로 장조림은 그냥 간장에 졸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 만들어보니 간장 소스의 비율이 맛을 거의 90% 결정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여러 번 실패를 겪으면서 정착한 기준은 물 1L에 진간장 285ml, 황설탕 2/3컵(약 96g), 물엿 1/4컵(약 64g)입니다. 이 비율로 만든 국물은 너무 짜지도 않고 달달한..
볶음고추장 하나면 밥 한 그릇이 뚝딱 사라진다는 말, 저도 처음엔 과장 광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사서 먹어보니 진짜였습니다. 문제는 사먹자니 가격이 부담스럽고, 직접 만들자니 제 손으로 만든 건 왜 그렇게 맛이 없는지 도무지 이유를 몰랐다는 겁니다. 이 글은 그 실패의 원인을 하나씩 검증하면서 제대로 된 볶음고추장 만드는 법을 정리한 기록입니다.소고기 볶음고추장, 실패하는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솔직히 말하면 저는 첫 번째 시도에서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일반 갈은 소고기를 사다가 기름 두른 팬에 볶고, 고추장이랑 마늘, 양파, 올리고당 넣어서 섞었습니다. 분명 재료는 비슷한 것 같았는데, 완성된 볶음고추장에서 소고기 누린내가 살짝 나고 질척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