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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파전에 쪽파가 아닌 대파를 쓴다는 발상 자체를 오래 못 받아들였습니다. 파전은 당연히 쪽파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대파로 직접 만들어보니, 쪽파와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재료 손질법이 핵심이었고, 반죽 배합에서 제가 한 번 실수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오히려 더 바삭하게 굽는 방법을 알게 됐습니다.
대파 손질법, 이렇게 하면 쪽파처럼 됩니다
대파를 파전에 쓰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굵기입니다. 쪽파는 가늘고 납작하게 눌리면서 반죽과 잘 엉겨붙는데, 대파는 그냥 썰어 넣으면 덩어리째 떠있는 느낌이 됩니다. 제가 처음에 바로 이 실수를 했습니다. 대파를 그냥 어슷썰기로 넣었다가 반죽이 따로 놀더군요.
제대로 된 방법은 이렇습니다. 대파 2대를 길쭉하게 반으로 가른 뒤, 다시 세로로 2~3등분 정도로 잘게 쪼개줍니다. 이렇게 하면 쪽파 모양과 거의 흡사한 가느다란 줄기가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파의 길이인데, 프라이팬 크기에 맞게 적절히 잘라주어야 나중에 뒤집을 때 파가 삐져나오지 않습니다.
손질한 파를 반죽에 넣을 때도 요령이 있습니다. 세로썰기(julienne cut)를 한 대파가 서로 엉키지 않도록 일자로 펴가며 반죽과 골고루 버무려야 합니다. 여기서 세로썰기란 식재료를 가늘고 길게 결대로 써는 방법으로, 파처럼 섬유질이 있는 채소를 얇게 분리할 때 씁니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파가 한 덩어리로 뭉쳐 반죽이 고르게 입혀지지 않습니다.
- 대파 2대 → 세로로 반 가르기 → 다시 2~3등분 세로썰기(julienne cut)
- 프라이팬 크기 기준으로 길이 조절
- 반죽에 넣을 때 파가 엉키지 않게 일자로 펴서 버무리기
반죽 비율, 밀가루 대신 이 조합이 달랐습니다
처음 파전을 집에서 만들 때 저는 밀가루만 썼습니다. 결과물은 부드럽고 촉촉했지만, 뭔가 식당 파전보다 눅눅한 느낌이 났습니다. 그냥 전분(녹말)이 부족한 것인가 싶어서 이것저것 섞어보다가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같이 쓰는 방법을 알게 됐는데, 이게 결정적으로 달랐습니다.
부침가루와 물은 1:1 비율로 준비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여기에 튀김가루를 소량 섞으면 글루텐(gluten) 형성이 억제됩니다. 글루텐이란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할 때 생기는 단백질 망 구조로, 많을수록 쫄깃해지고 바삭함은 줄어듭니다. 튀김가루에는 전분과 베이킹파우더가 들어있어 글루텐 비율이 낮아지고 그 결과 가장자리가 얇고 바삭하게 익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차이는 한 번만 경험해봐도 바로 느껴집니다.
반죽 간을 맞추는 방법도 조금 달리했습니다. 고기에만 밑간을 하는 대신, 반죽 자체에 다진 마늘과 맛소금, 후추를 함께 넣었습니다. 부침가루와 튀김가루에는 이미 어느 정도 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소금을 많이 넣지 않아도 됩니다.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가 어우러지도록 가볍게만 풀어서 나중에 파가 한 데 뭉쳐졌을 때 위에 부어줍니다. 이렇게 하면 달걀물이 파 사이를 채우면서 파전이 하나의 판으로 잘 뭉쳐집니다.
고기 선택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드리면, 간 돼지고기를 반죽에 섞는 방식이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해물파전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지만, 제 경험상 다짐육을 넣은 파전은 구수하고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해물을 쓴다면 오징어, 새우, 홍합 순으로 넣는 것이 제가 먹어본 중에는 가장 균형 잡힌 맛이었습니다. 참고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파전에 자주 쓰이는 홍합은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출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막걸리 안주로 파전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이유
대학 시절, 비 오는 날이면 친구들과 막걸리 집을 꼬박 들르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지역에서는 파전을 '찌짐'이라고 불렀는데, 그 시절 막걸리 집은 항상 초가집 느낌의 인테리어에 파전이 기본 안주였습니다. 저는 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도 해물파전만큼은 이상하게 손이 갔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파를 오래 가열하면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allicin) 성분이 날아가고 당분이 캐러멜화(caramelization)되면서 달큰한 맛이 살아납니다. 캐러멜화란 당이 열을 받아 갈색으로 변하며 고소하고 단 향을 만들어내는 반응입니다. 그게 막걸리의 새콤하고 청량한 탄산과 맞아떨어지는 겁니다.
파전을 바삭하게 굽는 데는 기름의 양도 중요합니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튀기듯이 굽는 것이 핵심입니다. 식용유가 너무 많다 싶으면 키친타월로 살짝 닦아낸 뒤 달걀물을 붓고 노릇해질 때까지 앞뒤로 뒤집어가며 마무리합니다. 프라이팬을 미리 달구지 않고 반죽을 올린 뒤 불을 켜는 방식이 초보자에게는 훨씬 수월합니다. 제가 이것도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파전 하나에 막걸리를 곁들이는 조합은 단순한 취향이 아닙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대파에는 비타민 C와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알리신 성분이 피로 해소와 면역 기능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농촌진흥청). 비 오는 날 몸이 으슬으슬할 때 따끈한 파전 한 판이 생각나는 데는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쪽파 없을 때 대파로 파전 만들어도 맛이 똑같이 나나요?
A. 제가 직접 만들어봤는데, 손질만 제대로 하면 맛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대파를 세로로 잘게 쪼개는 세로썰기로 처리하면 쪽파와 비슷한 식감이 나옵니다. 다만 쪽파 특유의 찢어먹는 느낌은 대파로 완전히 재현하기는 어렵습니다.
Q. 파전 바삭하게 굽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A. 반죽에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섞는 것이 핵심입니다. 튀김가루에 들어있는 전분이 글루텐 형성을 억제해 가장자리가 얇고 바삭해집니다. 여기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르고 튀기듯이 굽는 방식을 함께 쓰면 효과가 더 좋습니다.
Q. 해물파전에 꼭 들어가야 하는 재료가 있나요?
A. 제 경험상 오징어와 새우는 식감과 향을 위해 빠지면 아쉽습니다. 여기에 홍합이 추가되면 국물이 우러나면서 전체적인 맛이 더 깊어집니다. 냉동 재료를 써도 무방하지만, 해동 후 물기를 충분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파전 반죽 간은 어떻게 맞추나요?
A. 부침가루와 튀김가루 자체에 이미 간이 들어있기 때문에 소금을 많이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반죽에 다진 마늘과 맛소금, 후추를 가볍게 넣어 간을 직접 맞추면 재료별로 따로 밑간을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론
쪽파가 없어서 파전을 포기하셨다면, 대파로도 충분히 해결됩니다. 세로썰기 손질법, 부침가루와 튀김가루 혼합, 반죽에 직접 간 맞추기, 이 세 가지만 챙기면 집에서도 꽤 그럴듯한 파전이 나옵니다. 제가 몇 번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한 방법이라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비 오는 날, 혹은 눈 오는 날 생각 없이 막걸리 한 잔 곁들이고 싶을 때 이 레시피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파를 별로 안 좋아하더라도 오래 구웠을 때의 달큰함은 생각보다 거부감이 없습니다. 그건 제가 대학 시절 해물파전에서 이미 배운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