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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밥,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막상 직접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곤드레라는 나물도 생소했었습니다. 하지만 건강에 좋고 한때 유행했었던 기억이 있어서 도전해 보았습니다. 제가 처음 도전했을 때 가장 먼저 깨달은 건, 이 밥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건 곤드레가 아니라 양념장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밑간부터 뜸 들이기까지, 순서 하나하나가 의외로 중요한 음식입니다.
곤드레 밑간, 왜 미리 해두어야 할까요
솔직히 처음엔 '그냥 올려서 같이 익히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밑간 유무의 차이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곤드레밥에서 밑간이란, 손질한 곤드레에 양조간장과 청주, 들기름을 넣고 미리 버무려두는 과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나물 자체에 먼저 양념 옷을 입혀두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밥을 지을 때 나물의 향과 간이 밥알 안으로 자연스럽게 배어듭니다. 아무 밑간 없이 올렸을 때는 밥 따로, 나물 따로 노는 느낌이 났는데, 밑간을 해두면 한 그릇이 하나의 맛으로 모이는 느낌이 납니다.
여기서 들기름이 빠지면 안 됩니다. 들기름은 곤드레 특유의 풀 향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역할을 합니다. 제가 직접 들기름 없이 참기름만 써봤는데, 향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참기름도 충분히 맛있지만, 곤드레와의 궁합만큼은 들기름이 한 수 위였습니다.
곤드레는 국화과 식물로, 식이섬유(dietary fiber)가 풍부한 산나물입니다. 식이섬유란 소화되지 않고 장까지 내려가 장내 환경을 정돈해주는 성분으로, 장 건강과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식품성분 자료에 따르면 곤드레(고려엉겅퀴)는 칼슘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나물류 중에서도 영양 밀도가 좋은 편에 속합니다(출처: 농촌진흥청).
- 양조간장: 밑간의 짠맛과 감칠맛 기반
- 청주: 나물의 잡내를 잡아주는 역할
- 들기름: 곤드레 향을 살려주는 필수 재료
다시마물로 밥 짓기, 불 조절이 핵심입니다
곤드레밥 레시피를 찾다 보면 그냥 물이 아닌 다시마물을 쓰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처음엔 번거롭다 싶었는데, 해보고 나서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다시마물이란, 다시마를 찬물에 30분 이상 우려내거나 약한 불에 데워서 우마미(umami) 성분을 추출한 국물을 말합니다. 우마미는 단맛·짠맛·신맛·쓴맛에 이어 다섯 번째 기본 맛으로 인정받는 감칠맛을 의미하는데, 이 성분이 밥물에 녹아 들어가면 흰쌀밥과는 다른 깊이가 생깁니다. 곤드레 특유의 은은한 향과 다시마 감칠맛이 만나면 따로 아무것도 얹지 않아도 밥 자체가 충분히 맛있을 정도입니다.
불 조절은 의외로 중요한 부분입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 센 불 5분 → 중약불 10분 → 약불 5분 → 불 끄고 뜸 5분이라는 순서가 생각보다 정확하게 지켜져야 했습니다. 특히 뜸 들이기(steaming)는 밥솥의 잔열로 밥알 내부까지 완전히 익히는 과정인데, 이 5분을 건너뛰면 밥알 중심이 약간 설익거나 고슬한 식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첫 번째 시도에서 뜸을 3분만 들였다가 약간 질척한 식감이 나와서 다음에는 꼭 5분을 지켰습니다.
달래장 없으면 어떡하나요, 제 대안은 이겁니다
곤드레밥 레시피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달래장입니다. 송송 썬 달래에 홍고추, 청양고추, 양조간장, 맛술, 깨소금, 참기름을 섞어 만드는 비빔장인데, 사실 달래는 제철이 짧아 마트에서 구하지 못할 때가 더 많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달래가 없을 때 부추나 잔파로 대신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조차 없다면 대파를 아주 잘게 썰거나 양파를 잘게 다져 넣어도 됩니다. 양념장의 핵심은 사실 '건더기가 씹히는 맛'에 있습니다. 곤드레밥을 비빌 때 채소 건더기가 아삭하게 씹히면 단조로운 밥의 식감이 한층 살아납니다.
달래장의 감칠맛을 결정짓는 건 간장과 기름의 비율입니다. 일반적으로 양조간장을 기본으로 하되, 들기름이 있으면 참기름 대신 들기름을 마지막에 더해보시길 권합니다. 들기름 특유의 고소하고 묵직한 향이 곤드레밥과 매우 잘 어울립니다. 실제로 한국식품연구원에서도 들기름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omega-3 fatty acid)이 혈중 중성지방 수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식품연구원). 오메가-3 지방산이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 불포화지방산을 의미합니다.
달래장이든 부추장이든 잔파장이든, 핵심은 하나입니다. 채소 건더기를 넣을 것, 들기름을 아끼지 말 것. 이 두 가지만 지켜도 양념장은 실패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말린 곤드레는 얼마나 불려야 하나요?
A. 보통 찬물에 2~3시간 불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급할 때는 뜨거운 물에 30분~1시간 정도 불려도 되지만, 찬물에 천천히 불린 것이 식감이 더 부드럽게 살아납니다. 불린 후에는 물기를 꼭 짜주어야 밑간이 잘 밸 수 있습니다.
Q. 들기름이 없으면 참기름으로 대체해도 되나요?
A. 됩니다. 향이 약간 달라지기는 하지만 충분히 맛있는 곤드레밥이 완성됩니다. 다만 곤드레 특유의 풀내를 부드럽게 잡아주는 건 들기름이 더 잘하는 편이라, 가능하면 들기름을 우선으로 쓰길 권합니다.
Q. 다시마물 대신 그냥 물을 써도 되나요?
A. 물론 일반 물로도 밥은 완성됩니다. 다만 다시마물을 쓰면 밥 자체에 감칠맛이 더해져 양념장 없이 먹어도 심심하지 않습니다. 다시마를 찬물에 30분만 담가두면 되니,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합니다.
Q. 곤드레밥은 냉동 보관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한 끼 분량으로 소분해서 밀봉한 뒤 냉동하면 1~2주 정도 보관이 됩니다. 다시 먹을 때는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냄비에 살짝 데우면 되고, 양념장은 먹기 직전에 따로 만드는 편이 훨씬 맛있습니다.
결론
곤드레밥을 처음 해봤을 때 예상 밖이었던 건, 이 음식이 '단순히 건강을 위한 밥'이 아니라 제대로 만들면 꽤 맛있는 밥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밑간을 미리 해두고, 다시마물로 짓고, 뜸을 충분히 들이는 이 세 가지가 지켜지면 나머지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달래장이 없어도, 들기름이 참기름으로 바뀌어도 큰 틀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기호에 따라 양념장의 건더기를 바꾸고, 매운맛을 조절하면 됩니다. 제가 여러 번 해보면서 느낀 건, 양념장 하나만 제대로 만들어도 곤드레밥은 성공이라는 것입니다. 건강에도, 입맛에도 모두 맞는 한 그릇을 직접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